탐정사무소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유럽연합(EU)이 헝가리 반대로 교착된 우크라이나 EU 가입 문제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협상 초기 단계에서 ‘만장일치’ 요건을 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유로뉴스는 29일(현지 시간) 익명의 EU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우크라이나와의 협상 틀을 개정하고 ‘클러스터 개방’을 가중 다수결로 결정하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코스타 상임의장이 지난 몇 주간 27개 회원국을 돌며 우크라이나 가입 문제를 논의해온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는 것이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우크라이나 가입 반대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현행 규정에 따르면 EU 신규 가입은 기본권·시장·경쟁력 등 6개 클러스터(부문)별로 가입 자격을 갖췄는지를 심사하는 절차로 시작되는데, 클러스터 심사 개시 단계에도 전 회원국 동의가 필요하다.최종 가입 여부 투표는 만장일치제를 유지하되, 클러스터 심사 단계에서는 가중 다수결(27개국 중 15개국 이상 찬성, 찬성국 총 인구가 EU 전체의 65% 이상일 경우 가결)을 적용함으로써 일단 첫발을 떼보자는 게 코스타 의장 구상인 것으로 보인다.폴리티코는 “대화를 시작하는 문턱을 낮추면 일이 진전될 수 있고 키이우와 키시너우(몰도바 수도)의 좌절감을 완화할 수 있다”이라며 “우크라이나와 몰도바 같은 후보국이 EU 기준에 맞춰 개혁을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유로뉴스 보도에 따르면 코스타 의장의 이 같은 제안은 내달 1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EU 비공식 정상회의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EU 집행위도 가입 협상 초기 단계의 가중 다수결 전환에 긍정적이다.기욤 메르시에 EU 집행위 대변인은 29일 “특정 과도기적 단계에 대해 가중 다수결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EU 이사회에 부여할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을 대변하는 파울라 피뉴 수석대변인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경제 공동체 성격이 강한 EU는 집단방위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달리 우크라이나 가입에 대한 러시아 반발이 없어 실현 가능성이 있다.그러나 오르반 총리가 국내 여론을 근거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진척이 없다.오르반 총리는 지난 6월 EU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가입을 지지하는 공동성명에 홀로 불참하며 “우크라이나가 EU에 가입하면 전쟁을 함께 가져온다”고 했다.지난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화해 우크라이나 가입 지지를 부탁한 다음날도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은 어떤 안보 보장도 의미하지 않으며, 불필요하고 위험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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