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사무소 [논산=뉴시스]곽상훈 기자 = 국방통합데이터센터가 관리하는 국방 전산망이 지난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에서 드러난 취약성과 유사한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재해 발생 시 복구에 최대 1~2개월이 소요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국회 국방위원회 황명선 의원실에 따르면 국방 전산망이 시스템 이상 발생시 서비스를 자동으로 전환해주는 ‘페일오버(failover)’ 기능이 빠져 있고, 단순 데이터 복제에 그친 스토리지 방식의 이중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핵심 기간망의 생존성을 좌우하는 이 기능이 부재하다는 점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국방부 직할부대인 국방통합데이터센터(DIDC)는 ‘국방이음(1센터)’과 ‘온나라(2센터)’ 두 개의 데이터센터를 통해 국방 전산망을 운영하고 있다.

DIDC는 두 센터가 상호 대체수단으로 기능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단순 데이터 복제 수준의 이중화에 머물러 있다. 이 때문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와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신속한 복구와 재가동이 어렵다는 한계가 드러난 것이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는 복구 기간에서도 확인된다. 국방통합데이터센터가 제출한 ‘재해복구시스템 고도화 계획’에 따르면 현재의 스토리지 방식으로는 재해 발생 시 복구에 1~2개월이 걸리는 반면, 서버 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하루 이내 복구가 가능하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 화재는 단순 데이터 백업만으로는 위기 상황에서 자동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줬다. 수백 개의 정부 시스템이 마비되며 ‘데이터는 살아 있어도 서비스는 멈출 수 있다’는 구조적 한계가 그대로 드러났다.

문제는 국방통합데이터센터의 시스템 구성과 훈련 체계가 안정성과 생존성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군(軍) 전산망의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 스토리지 복제는 데이터 보존에는 기여하지만 서비스의 즉각적 복구를 보장하지 못한다. 이런 구조적 한계는 유사시 군 전산망의 셧다운으로 이어져 안보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DIDC의 훈련체계 또한 시스템 복구 중심으로 설계돼 있지 않은 점도 문제다. 국방통합데이터센터는 올해 3월 지진 대비 훈련과 8월 화재 대비 훈련을 실시했지만 인명 대피 중심의 훈련에 그쳤다.

분기별 정전 대응 훈련 역시 비상발전기와 UPS(무정전 전원장치) 작동 여부만 점검할 뿐 강제 페일오버 기능의 작동 검증은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황 의원은 “국정자원관리원 화재를 계기로 전임 정부에서 손 놓고 있던 국방전산망의 취약성을 근본적으로 점검, 보완해야 한다”며 “강제 페일오버(자동전환) 기능 도입과 정기적 페일오버(자동전환) 테스트 의무화로 국방전산망이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중단없이 가동될 수 있도록 충분한 예산·정책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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