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사무소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법원의 태광산업 교환사채(EB) 발행 관련 가처분 기각 판결에 대해 “자사주 악용을 방치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사안을 계기로 국회가 자사주 제도의 근본 취지를 되살리고 소수주주 보호 장치를 강화하기 위한 입법과 감독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는 지난달 10일 태광산업의 자사주 기초 EB 발행과 관련해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제기한 2건의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태광산업은 올해 6월27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발행주식의 24.4%에 해당하는 자사주 전량을 담보로 3185억원 규모의 EB 발행을 결정했다. 김 의원은 “태광산업 컨소시엄이 애경산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이번 교환사채 발행이 그룹 계열사이자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투자회사 T2PE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며 “T2PE는 지난해 12월 설립된 태광그룹의 투자 계열회사로 태광산업과 티시스가 각각 지분 41%를 보유하고 있고 그외에 동일인 이호진 전 회장의 자녀 이현준과 이현나가 각각 지분 9%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재판부의 판단은 자사주를 지배주주의 지배권 확보를 위해 악용하는 악습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수 있었지만 재판부는 경영판단에 대한 존중만을 강조하면서 일반 주주 가치 침해는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며 “태광산업이 선택한 방식의 자사주 처분은 기존 주주와 신규 투자자, 최대주주와 소수주주 간 이해상충이 불가피한 사안임에도 법원은 이를 간과한 채 단순히 경영 자율성의 문제로만 취급했다는 점에서 논란을 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를 담은 개정 상법과 자본시장법의 취지를 사실상 무력화한 판결이라고도 지적했다.그는 “자본시장법은 비주주 대상 교환사채 발행시 ‘경영상 목적’을 요구하고 있고 개정 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 전체’로 확대한 바 있다”며 “그런데도 법원은 금융당국의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 자본시장법 규정을 적용하지 않았고 자사주 처분과 신주 발행이 경제적으로 동일하다는 학계의 정설도 외면했다”고 설명했다.이어 “큰 우려는 태광산업이 선례가 돼 유사한 발행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라며 “대원제약은 자사주 전량을 기초로 158억원 규모의 EB 발행을 결정했고 삼천당제약과 수젠텍 등 제약·바이오 업계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부연했다.또 “자사주 활용 교환사채 발행이 확산되는 모습은 제도 개선의 시급성을 보여준다”며 “자사주 기초 EB 발행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입법이 필요하고,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소각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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