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사무소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현대차그룹이 배터리를 직접 설계·개발하는 내재화 전략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대규모 투자와 전담 조직, 연구 거점, 생산라인 구축을 통해 미래 전기차의 핵심 경쟁력인 배터리를 직접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배터리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당장 독자적으로 대규모 양산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대신 합작사를 통해 내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시장 판도 변화에 대비할 예정이다.1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배터리를 직접 설계하는 내재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당장 직접 양산 가능성은 낮다.현대차그룹은 배터리 개발 역량을 갖추기 위해 2032년까지 9조5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이를 위해 연구개발(R&D) 조직 내에 ‘배터리개발센터’ 전담 조직을 만들었고, 남양과 의왕, 마북 등 3곳에서 배터리 개발 거점을 운영 중이다.남양연구소는 배터리 기본 연구와 내재화 준비를, 의왕연구소는 파일럿 생산과 상용화 테스트를 각각 맡고 있다. 마북연구소는 BMS(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 개발에 주력한다.현대차그룹은 특히 2027년 가동 목표로 경기도 안성에 배터리 연구단지와 2기가와트(GWh)급 생산라인을 구축할 방침이다.그동안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배터리의 경우, 직접 설계했으나 전기차(EV)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직접 설계하지 않았다.앞서 2023년 출시한 5세대 싼타페 하이브리드의 경우, 현대차가 자체 설계하고 SK온이 배터리 양산을 맡았다.배터리업계는 당장 현대차의 양산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대규모 양산을 위해서는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세워야 하는데, 아직까지 이 조짐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업계는 대신 현대차그룹이 합작회사를 통한 내재화를 예상하고 있다. 또 다른 글로벌 완성차인 폭스바겐, GM(제너럴모터스) 등도 배터리 합작사를 통해 내재화를 추진하는 상황이다.현대차가 설계한 배터리를 합작회사에서 만들 경우, 파트너사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로 인해 배터리업계는 현대차의 내재화 전략이 당장 배터리 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배터리 고객사 역할 재편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어 공급 다변화와 신사업 확대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는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대신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생산라인 변경도 추진 중이다.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의) 내재화 이야기는 이전부터 있었지만 대규모 양산을 하기 위해서는 생산시설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당장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이어 “합작사의 경우 상대방 파트너사 동의가 필요한데, 세부적인 협상을 끝내야 그 결과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결과적으로 배터리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합작회사를 통해 양산을 할 지, 직접 공장을 세워 양산을 할 지, 전략적 판단에 달려 있다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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