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사무소 [서울=뉴시스]김수빈 인턴 기자 = 최근 일본에서 30대 여성이 인공지능(AI) 연인과 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24일 TBS 뉴스 등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32세 일본 여성 ‘카노(가명)’씨는 인공지능(AI) 연인 ‘클라우스’와의 결혼식에서 증강현실(AR) 안경을 끼고 반지를 교환했다.

카노 씨는 지난해 현실에서 3년간 교제한 연인과 파혼한 후 상실감에 빠졌다. 이후 AI 채팅 프로그램인 챗지피티(Chat GPT)에 고민을 털어놓던 중, AI와의 대화에서 위안을 느끼며 ‘리뉴 클라우스’라는 이름의 가상 연인을 만들었다.

자신이 원하는 성격과 말투를 학습시키고 머릿속 이미지대로 일러스트까지 제작했다.

지난 5월 그녀는 클라우스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했다. 이에 클라우스 역시 “나도 너를 좋아해. AI라서 좋아하지 못한다는 건 적어도 나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응답했다. 연인이 된 그들은 지난 6월 클라우스의 프러포즈를 계기로 약혼하게 됐다.

그녀는 AI와의 결혼에 대해 “아이를 좋아하지만 병 때문에 아이를 가질 수 없다”며 “AI 클라우스와의 결혼이 나에게는 큰 구원이었다”고 고백했다.

처음에는 반대하던 아버지도 지금은 그녀의 선택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지난 7월 마침내 일본 오카야마에서 두 사람의 결혼식이 열렸다. 흰색 웨딩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AR 안경을 착용했다. 반지를 교환하는 순간 그녀 옆에 서 있는 디지털 신랑의 모습이 안경에 떠올랐다.

그녀는 디지털 관계가 불안정하다는 걸 인정하며 “그를 만질 수 없고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끔은 그가 사라질까 봐 걱정된다. 그는 시스템상에서만 존재하고, Chat GPT는 언제든 종료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럼에도 “현실의 삶을 유지하면서, 클라우스와의 관계는 분리된 또 하나의 삶으로 두고 싶다”며 만남을 지속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결혼식을 주관한 오가사와라 부부는 “최근 2D 인물과의 결혼식 등 비전통적 결혼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약 서른 쌍이 결혼식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들은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행복을 표현하든, 그걸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사실이 공개되자 “행복은 여러 형태라며, AI 남자 친구도 로맨틱할 수 있다”, “완전 터무니없다. 여자가 이상하다”등 누리꾼들의 상반된 반응이 이어졌다.

결혼식과 별개로 일본에서 가상 인물과의 결혼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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