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사무소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9·7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이 나온 뒤 도리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고 한강벨트발 집값 오름세가 주변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전문가들은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된 데다가 긴 호흡의 주택 공급 대책 전 매물 부족 걱정, 추가 규제가 이뤄지기 전 집을 사야 한다는 심리가 맞물려 ‘패닉 바잉’이 나타나면서 하반기 상승장이 시작된 것으로 분석했다.2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8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127건으로 7월(3945건)을 넘어섰다. 6·27 대출 규제 후 위축됐던 거래량이 다시 4000건대를 회복한 것이다.여기에 9월 거래량은 3124건으로, 다음 달 말까지인 신고 기한을 고려하면 지난 봄 수준으로 거래량이 5000~6000건대를 웃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 추세면 9월 거래량은 6000건대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며 “서울 아파트 시장이 막판 갭투자 기회를 노린 매매 수요 유입으로 국지적 불장을 보이면서 ‘상고하저’에서 ‘상고하중’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는 공공 주도 주택 공급을 천명한 9·7 대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접 시행 등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총 135만호를 착공할 계획이나, 중장기적 물량 확대인 만큼 실제 입주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더욱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규제 완화 수준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9·7 대책은 단기 시장에서 공급 확대 신호 보다는 ‘효과가 멀다’는 인식이 더 강했다”며 “성동·광진 등 한강벨트와 분당·과천 등 경기 핵심지역의 추가 규제 전 패닉 바잉 수요가 자극됐고, 매물 부족, 풍부한 유동성이 겹치며 집값 오름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6·27 대출 규제 이후 잠잠했던 한강벨트의 집값 오름세가 최근 가팔라지는 것도 추가 규제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실으며 그 전에 비규제지역에 매수를 시도하는 ‘막차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한국부동산원 9월 넷째 주(2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0.19% 상승으로, 오름폭이 전주 대비 0.7%포인트(p) 급등했다. 특히 성동구(0.59%), 마포구(0.43%), 광진구(0.43%) 등 한강벨트가 강남권을 웃도는 상승세를 보였다.경기 성남 분당구(0.64%), 과천(0.23%), 광명(0.24%) 등도 오름세를 이어갔다.여기에 미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시중에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강화되고 있다. 일단 한은은 부동산 시장 안정이 금리 인하에 선행돼야 한다며 ‘금융 안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가을 이사철 전세 매물 부족, 추가 규제지역 지정 전 주택 구입 수요가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유입되면서 가격 상승폭이 확대되고 9월 거래량도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양 위원은 “거래 회복세는 강남3구와 용산구, 성동구, 광진구 같은 핵심지 위주로 나타나 아직 선별적 회복 성격이 강하다고 봐야 한다”며 “매물도 공급도 없고 유동성은 커지기 때문에 집값을 자극할 여지가 분명하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이대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과 집값 상승세가 추석 이후까지 이어질 경우 조만간 정부가 추가 규제 카드를 꺼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9·7대책에 국토교통부 장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은 현재 국회에서 입법화를 거치고 있다. 여기에 한강벨트발 오름세가 주변지역으로 파급될 경우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을 먼저 지정할 수도 있다.박 위원은 “국회 입법 속도에 따라 11월 정도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는 결정을 할 수도 있다”며 “그보다 마·용·성·강(마포·용산·성동·강동구) 한강벨트와 분당·과천 시장이 과열되는 속도가 빠르다면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서두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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